루카 복음 11장 29-32절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사제가 되기 전 마지막 피정 강의를 맡아주신 분은 두봉 주교님이셨습니다.
당신 삶에 대한 강의 중에 신비 체험에 대한 말씀이 유독 기억납니다.
당신은 평생을 성직자로 살아오셨지만 단 한 번도 신비 체험을 겪은 적이 없다는 말씀이었습니다.
환시를 보거나 기적 체험이 한 번도 없었지만 당신은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매료되어 살아온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했다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언제 하느님을 체험하시나요? 저는 다음과 같은 일들에서 하느님을 체험합니다.
일상 속 작은 유혹을 이겨내고서 느끼는 작은 보람들에서.
텅 빈 사제관에서 어느 날 문득 느끼는 평화로움 속에서.
고단한 삶에서도 무던히 신앙을 지켜가는 신자들의 모습에서.
예고도 없이 걸려오는 어르신 신자 분들의 평범한 안부전화 한 통에서.
불쑥 고해성사를 청하는 신자들의 모습에서.
전도유망한 직업을 버리고 사제가 되려는 젊은이들의 반짝이는 눈망울에서.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울면서 기도하는 이의 뒷모습에서.
좀 더 좋은 세상을 꿈꾸며 헌신하는 이들이 자신을 향한 칭찬에 쑥스러워하며 손사래를 치는 모습에서.
병문안을 온 이들을 위해 힘겹지만 웃음을 보이며 소소한 농담을 건네는 환자의 얼굴에서.
기도하자는 말에 두 눈을 꼭 감는 어린이들의 모습에서 말입니다.
더 이상 무슨 표징이 필요할까요?
* 여러분은 언제 하느님을 체험하세요?
남창현 신부(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출처]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2016.10.10(월)
(강화 그리스도 왕 성당, 2016.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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