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수난 성지 주일 강론
(루카 22,14-23,56)
2025년 4월 13일 11시 교중 미사
†찬미 예수님!
사순시기, 기도, 단식, 참회, 재계를 통해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정화하고 파스카 여정을 함께 하며 주님 그분이 가신 십자가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그분께서 우리에게 드러내 보여주신 마음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세상 삶을 살아가면서 그리스도 그분 안에서 주어지는 그분께서 우리에게 선사하시는 은총을 받고, 거기서 우리는 기쁨과 희망을 나누며, 많은 이에게 빛과 소금의 삶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오늘 예루살렘 입성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그분을 기념하며, 우리는 성지가지를 들고 환호합니다. 당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하느님 그분의 아드님을 환영하던 군중은, 오늘 복음에서 나오듯이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하면서 예수 그리스도 그분을 멀리 합니다. 그분을 배척하고, 조롱하고, 예수님을 향하여 자기 자신의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는 내가 잘 나갈 때, 그 때 나와 함께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나에게 다가와 잘해주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이들과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내가 잘 나갈 때, 나에게 다가와 함께 하는 이들, 그들이 어느 순간에 멀리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잘 나가다 가도 두려움에 처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내가 잘 나가지 않을 때,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때, 나와 함께 하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모두 나에게 등을 돌리고 멀리 나와 상관없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는 내가 잘 나갈 때, 나에게 다가와 함께 해주는 이들이 끝까지 나와 함께 하기를 바라지만, 정작 우리 현실, 거기는 내가 잘못 나갈 때, 어려움이 있을 때, 나와 함께 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는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 그분을 향해 환영하는 군중이 예수님 그분을 적대시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희망 안에서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 자신 신앙 안에서 주어지는 축복을 받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이 성자를 통해서 드러내신 영광, 그 안에 머물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축복 받기를 원하면서도 정작 자기 삶 안에 하느님 그분의 자녀로써 해야 할 신앙의 도리를 충실히 수행하지 않는 이들이 있습니다.
신앙 안에서 하느님 그분의 영광, 그분께서 주시는 하느님 나라, 영원한 생명, 온갖 선물을 받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자기 삶 안에서 탐욕과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자기만을 위해서 삶을 살기 위해서 신앙의 도리를 소홀히 하는 그러한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사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세상 살면서 하느님 그분 아드님의 영광을 바라보면서, 우리도 예수님 그분께서 가신 그 길을, 하느님 그분의 뜻 안에서 해야 할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웃 집 초상이 내 감기만 못하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러한 속담은 자기 자신만 바라보기에, 다른 사람 처지에 관심도 없고, 그 사람과 함께 하며, 공감하지도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많은 이들이 자기 자신의 일에만 몰두한 나머지 자기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남의 고통을 외면해 버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무거운 짐을 진 자는 모두 나에게 오라고 하십니다. 우리의 고통을 모두 짊어지겠다고 하시며,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 보여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죽었던 사람을 살리시고, 귀머거리들을 듣게 하시며, 앉은뱅이를 치유하시어 걷게 하시고, 일어나 걸어 정상적인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앞 못 보는 이들, 소경이 눈을 뜨게 하시어 보게 하셨습니다. 그분은 인생살이가 괴롭다고 하는 이들, 자기 자신의 십자가가 너무 무겁다고 불평, 불만하는 이들, 사는 것이 재미없고 지겹다고 한탄하는 이들까지도 모두 당신에게 오라고 초대하시며, 그들에게 기쁜 소식,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보다 더 큰 고통을 받은 사람은 없습니다. 예수님은 많은 이들을 도와주셨고, 아무런 죄도 없으셨습니다. 죄도 없으신 예수님께서는 죄 많은 우리를 대신하여 우리 죄를 대속(代贖)하시기 위해 온갖 모욕과 조롱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비통해 하거나 불평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내 몸은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하십니다.
그리스도교는 고통과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상존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고통을 없애려고 오신 것이 아니라, 고통을 기쁨으로 변화시키려 오셨습니다. 독을 제거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독을 약으로 바꾸기 위해 오셨습니다. 악을 선으로 바꾸기 위해 오셨습니다.
사실 예수님 시대에 십자가는 치욕의 상징이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생명과 구원의 영광을 드러내는 징표로 바꾸셨습니다. 하느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살면서 오는 온갖 고통과 모욕을 부활과 영광으로, 하느님 나라, 생명, 구원, 복된 자리로 바꾸셨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성주간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을 보내며 우리 자신 삶 안에서 함께 하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난 그분의 사랑에 기쁨과 희망을 우리 삶 안에서 실현에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도 우리에게 주어진 삶 안에서 예수님 그분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서로 사랑하여라.’ 리스도 그분의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라가야 하겠습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김혁태 요한사도 주임 신부님 강론에서 발췌-










사진 설명 : 루카 가 전한 '우리 주 에수 그리스도의 수난기 독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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