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언덕/정무용의 사진 이야기

천주교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부제서품 받는 조카에게

정이시돌 2019. 2. 10. 21:00

부제서품 받는 조카에게

서품 날 아침, 삼촌에게 고해성사를 보고 깨끗한 마음으로 부제품을 받고 싶다는 문자를 보고 살짝 긴장이 되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예비신학생 마치고 신학교에 가야 할지 고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네. 그동안 잘 살아주어 고맙구나. 오늘 부제품을 통해 같은 길을 걸으려는 네게 두 가지만 이야기하고 싶구나.

     첫째는 매일 성찰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내 안의 욕망, 집착으로 인해 여러 문제들이 생겨나는데 이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얼마나 좋을까. 이는 기도하고 수행한다고 한순간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에 죽을 때까지 풀어야 할 숙제이지. 나도 늘 경계한다고 하지만 잘 안 되고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기도 해. 함께 노력해 보자꾸나.

  
     둘째는 공부를 많이 하면 좋겠다. 책 보는 것과 사람 만나는 공부 말이다. 다양한 사람들 특히 신자 아닌 사람들이나 단체 모임에 참여해보길 권한다. 나는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신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단다. 나도 오늘을 계기로 다시 공부에 전념해야겠다.

     이 길을 걷는 우리 모두는 빚쟁이임을 잊지 말자꾸나. 하느님에게서 이 세상의 삶을 거저 받았고, 신자들의 기도와 희생으로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음을…. 이걸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까?

      우리가 받은 탈렌트를 묻어놓지 말고 10배, 30배, 100배의 열매를 맺으며 살아보자꾸나. 그게 세상의 복음화를 향한 우리의 소명이고 기쁨이고 행복이며 완성이 아닐까 한다. 그 험한 길을 걷기 위해 받는 부제품을 축하하며 기도로 함께 응원하마.


- 김영욱 요셉 신부(인천교구 숭의동성당)
 

 

[출처]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김영욱 요셉 신부님)|작성자 생활성서사

 

 

                                                                                           (인천교구 사제서품식, 2016,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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