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사도 4,20)
2021년 10월 24일 연중 제30주일 전교주일 미사 강론
+찬미 예수님!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전교주일은 말 그대로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는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날, 교황님께서 메시지를 보내 주신 것을 요약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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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나누고 싶어 하는 것처럼, 예수님의 강생의 신비, 복음, 파스카 신비를 통하여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있고, 사람들이 이 기쁨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하느님의 사랑을 처음 전한 사람들은 사도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 받고, 경이로움과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전하기 위해 희생과 오해가 따를 지라도 끝까지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 (요한 1, 41)’ 라고 외치며 희망에 가득 찬 메시지를 전하였습니다.
우리도 이런 메시지를 들으며 우리 자신의 약함과 다른 이들의 약함을 받아들이는 것을 배우고 사람들의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주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기쁜 사실을 깨달으며 우리가 어렵고 힘들어하는 이웃에게 우리의 이 기쁨을 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선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하느님의 사랑을 보고 느꼈으며 이를 통해서 서로의 아픔을 받아들이고 함께 하는 것, 그리고 하느님의 사람에 감사드리며 먼저 하느님이 우리에게 다가오셨듯이 이 기쁜 소식을 우리가 다른 이에게 다가가 해 주는 것이 바로 선교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도 적대와 고난 속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였으며 많은 이들의 배척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고난과 배척은 오히려 믿음을 더욱 굳건하게 해 주었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배척과 고난을 이겨내며 성령으로 모든 것과 모든 이를 도유하는 특별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우리 시대도 수월하지 않습니다. 코로나의 유행은 이미 많은 이들이 체험한 고통, 고독, 가난, 불의를 부각시키며 분열과 양극화의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좌절과 환멸과 극심한 피로를 느끼게 되었고, 희망을 짓누르는 부정적인 마음이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은 쉽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선포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선포하고 우리 자신은 예수님을 위한 여러분의 종으로 선포합니다. (2코린 4,5) 그리고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꼭 기억해할 것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자비를 기억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어렵고 힘들어 하며 상대방이 죄인이라 할지라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간직할 수 있는 예수님의 자비를 나를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판단의 기준을 가져야 합니다.
두 번째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와 죽음을 물리치셨고 전능하신 분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일수록 아무 것도 변하지 않고 모든 것이 그대로라는 최악의 회의주의가 우리를 공격합니다. 이렇게 회의주의는 우리에게 희망을 빼앗아 가며 죄악에 빠져들게 합니다. 이렇게 고통 중에 있던 우리를 인도해 주신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기억하며,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사도 4,20)라고 말한 사도들처럼 우리가 주님께 받은 모든 것을 선하게 사용하고, 다른 이들과 나누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주님께 받은 것을 가지고만 있다면 우리는 고립되고 나약해 지며 감사하는 마음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유혹에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낯설고 어려운 험한 세상으로 나아가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기쁜 소식을 증언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노력과 희생의 열매를 다른 이들이 맛보리라는 것을 알고 씨 뿌리는 이들의 전형적인 모습인 너그러움과 감사의 숭고함으로 살아갔습니다. 이것이 진정 주님이 원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더욱 확실하게 됩니다.
‘우리도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라고 사도들의 말처럼 우리도 너그럽고 기쁨이 넘치는 복음의 사도가 되겠다는 세례 때의 약속을 기억합시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요청을 모든 이에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하십니다. 특히 요즈음과 같은 코로나가 유행하는 때에는 함께 모이는 것은 어렵기에 물리적으로 가까이 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마음에 더 다가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주님이 모든 이들을 형제자매로 여기셨듯이 우리도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을 우리의 형제자매로 기꺼이 믿을 수 있을 때, 그들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능력을 더욱 더 커지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자비로운 사랑이 우리 마음을 어루만져 우리가 모두 참된 선교 제자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첫 번째는 선교하는 제자이신 성모님께 세례를 받은 모든 이 안에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려는 열망을 키워 주시기를 청합니다.“ (마태 5, 13-14참조)
로마 성 요한 라타라노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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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으셨나요? 말 그대로 교황님께서는 젼교주일을 맞아 메시지를 보내 주셨는데 오늘 개인적으로 이 말씀이 다가옵니다.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 다.’ 이 얘기는 우리가 주님을 믿고자 하면서 내 가 그 분의 마음을 깨달을 때, 자연스럽게 내가 선교를 해야지가 아니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씀해 주신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내가 그분의 말씀을 담고 그분이 주시는 힘과 사랑이 넘치시기를 바랍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한재희 스테파노 주임 신부님 강론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