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왕 대축일 미사 (본당의 날, 추수감사 미사, 2021. 11. 21)
+ 찬미 예수님!
오늘은 그리스도왕 대축일 인만큼 본당의 날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어떤 얘기냐 하면 네 분의 순교자 이후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해 보겠습니다.
현재 우리 강화군에 있는 공동체의 시작은 하나의 신앙의 씨앗이 심어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씨앗은 한 자매님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아가다’라는 자매님이신데 이 분은 본래 서울 양반 집의 삼남매 중 한 분으로 태어났으며, 이 자매님의 부모 또한 천주교인이었습니다. 병오박해가 일어나자 서울에서 충남 홍성으로 피신했는데 가족 모두가 잡히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님 두 분이 순교를 하십니다. 어린 나이에 삼남매는 의지할 곳이 없어 동냥을 하면서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결국엔 이 아가다 자매님을 빼고 두 자매님은 어린 나이에 운명을 하게 됩니다. 혼자 떠돌아다니다가 진무영에서 네 분의 순교자가 돌아가신 3년 뒤에 아가다 자매님이 홀로 강화 대산리에 자리를 잡고, 스물아홉 살에 김해 김 씨와 관면혼배를 하게 됩니다. 그 후 남편에게 주님을 알리며, 이런 연후로 강화에 공동체의 씨앗이 심어지게 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자식이 없다가 쉰 한 살에 딸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이 딸이 열일곱 살이 되던 해 연평도 출신인 남자와 혼인하게 되고, 시간이 좀 흘러 1922년에 이 부부는 삼남매를 데리고 강화도 대산리 돌모루에 자리를 잡게 됩니다. 그리고 이 가족이 강화에 처음으로 공소를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3년 뒤에 충청도에서 몇몇 신자들이 하점면과 온수리로 와서 옹기를 구우며 신자 촌을 형성하게 됩니다. 신자들이 몰래 숨어서 산골에 들어가서 신앙촌을 만들게 된 이유는 생계를 위해 옹기를 굽게 된 것입니다. 또, 3년 뒤에 충청도 서산에서 신자 분들이 온수리에 자리를 잡고 세 번째 공소를 만들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있는 강화읍에는 신앙이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1933년에 강화에 직물공장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는 했으나, 이 당시만 해도 강화의 신앙의 중심지는 대산리 공소와 온수리 공소였습니다. 하지만 1943년 마침내 신앙의 씨앗이라고 말씀드린 이아가다 자매님이 자신의 집을 내놓아 ‘그리스도 사랑의 집’인 공소가 생기게 됩니다.
아마 이 ‘그리스도 사랑의 집’을 보신 분이 계실 것입니다. 기억하시겠지요! 그 후 이 그리스도 사랑의 집이 강화성당의 초석이 됩니다. 그러고 나서 1950년 한국전쟁 때 신자분들이 모두 피난을 갔다가 전쟁이 끝난 후 다시 돌아오게 되고, 이때부터 교구에 지원을 받게 되면서 선교에 온 힘을 쏟게 됩니다. 이때부터 선교가 더욱 확장하게 되어 여기저기 공소가 많이 생기게 됩니다.
결국, 1958년 강화성당이 만들어지게 되고, 1995년 온수리 성당이 설립이 되고, 1999년 내가성당, 2002년 하점성당, 2004년 마니산성당, 2020년 군종교구 청룡성당이 설립됩니다.
현재 교적으로는 강화에만 5,832명의 신자 분들이 계시고, 여섯 개 본당애서 함께하고 계십니다. 결국 아가다 자매님이 떠돌고 떠돌다가 강화에 자리 잡게 되고 주님 때문에 부모 자매님을 모두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신앙을 지키며 150년이 지난 지금, 오천 팔백 여분의 신자 분과 함께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화 성당의 역사를 정리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교자들의 피가 강화의 비옥한 땅을 만들고, 3년 뒤에 주님 때문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자매가 강화에 신앙의 씨앗을 뿌려 싹을 틔우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싹이 열매를 맺기 시작하며 150년 뒤 올해, 여섯 개의 본당과 신학교와 수도원들과 요양원과 순교성지가 생기고 오천팔백 명이 넘는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 강화지구에 역사이며 주님께서 강화도에서 역사하신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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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의 날인 오늘, 우리 신앙의 뿌리인 역사를 기억하시고 주님께서 강화에서 역사하셨다는 증거가 바로 여러분들이라는 것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성지에 가보면 내용들이 있잖아요. 그 내용들이 나와 관계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 신앙의 씨앗이 싹터 열매를 맺어 이룬 이 곳 강화 성당에는 여러분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주님의 열매라는 것을 잊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잠시 나의 신앙의 뿌리를 생각하며, 우리 신앙의 뿌리를 생각하며 주님께 감사의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한재희 스테파노 주임 신부님 강론에서 발췌-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공동체, 2019.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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