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언덕/정무용의 사진 이야기

천주교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정이시돌 2021. 11. 11. 11:35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마르 12, 38-44)

 

 

연중 제 32주일 (평신도 주일)

 

    + 찬미 예수님!

 

     이야기를 하나 해 드릴까 합니다.

    오만 원짜리, 만 원짜리, 천 원짜리 지폐가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자신들이 어떤 곳을 여행을 했었는지에 대해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오만 원짜리가 말하였습니다. ‘, 말이야 전 세계에 안 가본 곳이 없어, 세계 모든 은행, 박물관, 관광지는 다 가 봤고...’ 그런 사이에 뒤질세라 만 원짜리가 난 말이야 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 카지노, 호텔, 고급 레스토랑 등 다 가 봤어, 사람들은 나를 보면 어쩔 줄 몰라 한다고!’ 그러자 천 원짜리는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만 원짜리와 만 원짜리가 물었습니다. ‘! 너는 왜 아무 말이 없는 거야! 너는 어디 가 봤어?’ 그러자 천 원짜리가 몸서리치며 말했습니다. ‘, 성당!, 성당만 다녔어! (웃음)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재미있지만 씁쓸한 얘기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사실은 사실이지요! (웃음) 우리가 미사를 하고 기도를 하듯이 봉헌도 심신 행위입니다. 봉헌은 우리가 받은 사랑과 은총에 대한 감사의 표시입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돈 얘기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거룩한 성전에서 돈 얘기 하는 것이 꼭 속물 같기도 하고, 돈이 필요하다고 구걸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강론 시작할 때나 미사 때 돈 얘기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는 교회 안에서 돈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돈을 바르게 써야 하고, 주님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다 보니까 거의 얘기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럼으로써 진작 중요한 하느님께 올바르게 감사드리고, 또 우리가 가진 것을 올바르게 하느님께 돌려 드리는 가치 있는 신앙생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주님을 따르고 배우고, 또 주님의 은총을 받고자만 했지, 봉헌을 통해 주님께 되돌려 드리는 부분에서는 분명 수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을 보면 가난한 과부가 렙톤 두 닢을 봉헌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렙톤 두 닢은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1,500원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결국 과부는 1,500원 정 도의 돈을 한꺼번에 넣습니다. 비록 적은 돈이었지만, 예수님은 그 누구보다도 많을 것을 하느님께 바쳤다고 칭찬하십니다. 왜냐하면 그 여인은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렇게 적은 돈이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분명, 가난한 과부가 주님에 대한 깊은 신심과 감사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진정으로 주님을 믿고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것임을 알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되돌려 드릴 수 있는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주님께 돌려 드리는 예물에는 인색함이 없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성전에 오실 때마다 주님께 많은 은총과 깨달음을 느끼지만, 내가 주님께 받은 것들을 얼마나 되돌려 드리고 있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이런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이 봉헌하는 것들이, 주님이 보시기에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힘이 없거나 경험이 없고,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와중에 봉사를 하며 주님의 약속에 따르고 있습니다. 이는 가난한 상황 속에서 부자보다 더 많은 것들을 내 놓는 과부의 봉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가진 것이 없고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스스로를 처량하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지요. 오히려 작은 것 하나라도 주님을 위해 봉헌한다면 그것은 누구보다도 주님을 더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 것임을, 또한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봉헌하는 것이 주님을 더 기쁘게 해드린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한재희 스테파노 주임 신부님 강론에서 발췌-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2021.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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