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주십시오!’(이사 6,8)
*2025년 2월 9일 연중 제5주일 09시 미사
†찬미 예수님!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8) 오늘 복음에서 듣게 되는 베드로의 이 고백은 오늘의 독서와 복음을 일관되게 이어주는 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1독서의 이사야는 자신이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며(이사 6,5), 제2독서에서 바오로는 자신을 칠삭둥이, 사도들 중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이며, 교회를 박해한 자신을 과거를 들어,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다고까지 하고 있습니다.(1코린15,9)
구약의 예언 중에 커다란 위치를 차지하는 이사야와 그리스도 교회의 두 기둥이 되는 베드로와 바오로의 이와 같은 고백은, 단순히 그들이 겸손을 들어내는 모습이라고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예언자 이사야와 베드로, 바오로 두 사도의 고백은, 진정 그들이 자기의 내면을 하느님 앞에 솔직히 털어 놓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솔직한 자기 고백이 이들을 하느님의 예언자로서, 또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불림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부족함이나 잘못을 드러내기를 몹시도 두려워하거나 수치스런 일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 앞에서까지도 자신을 미화하거나 감추려고 하기도 합니다. 또한 죄에 대해서 언급하거나, 듣기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죄라는 단어 자체를 혐오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은 오늘 성경 말씀을 음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1독서의 2단락, 2독서의 바오로, 복음의 베드로는 자신들의 결점과 죄를 스스로 고백했습니다. 그들이 자기의 죄를 고백한 것은 죄를 뉘우치고 이를 제거하고 삶을 개선함으로써 하느님께 나아가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모습들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놀라운 법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죄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죄는 잘못한 행동이나, 악한 행위로서 하느님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멀어지게 만드는 인간 본성의 타락한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죄로 하느님과 멀어지는 죄인이 자기 잘못을 올바르게 고백하고 나면, 죄를 짓기 전보다 하느님께 가까워지며, 더 크게 하느님을 신뢰하면서 기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한 랍비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각 자 하나의 끈으로 하느님과 연결되어 있다. 죄를 지으면 그 끈이 끊어진다. 하지만, 자기 잘못을 뉘우치면 하느님이 그 끈을 다시 메어 주시는데, 그 끈이 본래보다 더 짧아지게 된다. 즉, 하느님께 더 가까워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나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나의 잘못을 고백함으로써 하느님께 도우심을 청하는 자세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해 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 성경말씀에서 이사야가, 바오로나 베드로에게서 볼 수 있듯이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그 나약함 모습 그대로 하느님께 나아가서 도우심을 청하고, 그 도우심에 힘입어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죄와 나약함을 자각하며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고 자비를 구하는 사람은 이미 하느님으로부터 용서 받고.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준비를 갖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사회가 점점 더 혼탁해 지고, 죄가 죄로 인식되지 않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서슴지 않게 된데 에는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살겠다고 결심한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올바르지 않은 데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우리가 세상의 등불이 되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하느님 앞에서 진심 어린 고백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하느님 앞에 항상 죄인이며, 부족한 사람임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진실을 고백을 한다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진실한 믿음 없이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진실한 고백에서부터 우리 신앙이 시작되는 것이며, 주님께서는 이런 진실한 고백을 들으시고, 우리에게 나를 따라오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사도들처럼 죄로 얼룩지고 부족한 나의 모든 것을 벗어 버리고, 나설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하느님께서 내가 누굴 보낼까 하는 부르심에 예언자처럼,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주십시오!’(이사 6,8) 라는 대답을 할 수 있도록 우리 자신과 삶을 돌아보고, 부족함을 깨우치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나누고 베푸는,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행복한 한 주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멘!
-성 아구스띠노 수도회 박태경 프란치스코 신부님 강론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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