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언덕/정무용의 사진 이야기

천주교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감격스러운 세례식

정이시돌 2022. 8. 17. 15:09

       찬미 예수님!

 

     오늘 이 감격스러운 세례식을 맞으니 지난 일 년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작년 6월 우리 가족은 냉정리 공소 옆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때마침 저의 중국어 강좌에 나오시는 공소 신자이신 자매님께서 집 바로 옆이 공소이니 얼마나 좋으냐 면서 냉정리 공소에 나오시라고 저에게 권하셨습니다.

    개신교를 20여 년 간 다니던 저는 남편까지도 교회가 바로 옆인데 멀리 갈 필요가 뭐가 있느냐, 내가 나가면 당신도 나가겠느냐고 물었습니다. 하느님의 이끄심 덕분에 저는 좋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렇게 자매님을 따라 작년 11, 공소로 미사를 나갔습니다.

 

     세례를 받으려면 교리공부를 해야 하는데 남편의 건강이 좋지 않아서 본당으로 교리공부를 하러 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함께 통신교리를 시작하였습니다. 통신교리를 통해 하느님께서 인간의 존엄성과 참 행복, 인생의 참된 의미, 죄의 용서와 구원에 대하여 알게 되었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12월에 10년 간 암 투병을 하던 남편의 건강이 악화되어 지금은 저의 대모님이 되신 자매님께서 성당에 연락을 해주셔서 신부님과 수녀님께서 저희 집에 오셨고 저희 남편은 병자대세를 받았고 다음날 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9시간의 수술 끝에 중환자실로, 그 다음 날은 일반 병실로 옮겨진 남편은 갑작스럽게 상태가 더욱 악화되었고 의식 불명 상태가 되었습니다. 저는 대모님의 말씀대로 간절하게 기도를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기적처럼 남편의 상태가 좋아져서 입원을 하고 있는 동안 저는 남편의 병간호를 하면서 교리공부를 계속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6월에 남편은 70일 간의 입원 끝에 비가 쏟아지는 날, 고통 없이 하느님 나라로 떠났습니다. 긴 시간을 둘이서 함께 병원에서 지내는 동안 대모님께서는 반찬도 해주시고, 집 관리도 해 주셨습니다. 신부님, 수녀님 공소신자들도 제가 힘들고 외로울 때 언제든지 와서 도와주시고 기도해 주셨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본당 교리 반에 나와서 교리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교리 선생님과 같은 교리 반 자매님들도 따뜻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저는 혼자가 아니고 공동체의 한 사람으로 모두가 형제요 자매라는 생각에 깊은 감사와 기쁨을 느낍니다. 신앙 공동체가 아니었다면 결코 이겨내지 못했을 어려움들을 하느님 덕분에 잘 견딜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성모승천대축일에, 박혜란 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