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저는 어렸을 때 만화책을 읽으면서 자랐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만화로 된 책이었습니다. 사실 부모님께서는 학습만화를 시리즈별로 구입해 주셨기 때문에 자연히 학습만화를 읽게 되었습니다. 성인전 또한 만화로 된 것도 많이 읽었습니다. 이렇게 읽게 된 만화책 가운데 다미안 신부님의 이야기가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다미안 신부님은 평생을 나병환자와 함께하신 성인이셨습니다. 그의 이름은 다미안 드 베스테르로 19세기 나병환자들이 격리 수용된 하와이 몰로카이 섬에서 16년 동안 나병환자와 함께 사신 분이셨습니다. 신부님은 사제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아 33살 젊은 나이에 몰로카이 섬의 나병환자들의 아픔을 듣고 그 곳에 가서 그들과 함께 사시면서 칠백 여동의 나병환자들의 집을 지어주었고, 그들의 환부의 고름을 짜고 붕대를 감아주는 등 헌신적인 치료를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절망하는 그들에게 희망을 주며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였습니다. 정말 그 신부님의 삶은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가운데 인상 깊게 다가온 장면은 만화책 앞부분에서는 건강하고 젊은 신부님의 모습이, 만화책 끝 부분에서는 손가락이 하나 떨어져도 무심한 표정을 짓는 나병환자의 모습으로 변화되어 갔습니다. 그들과 함께 살다가 나병에 걸리셨고 그렇게 돌아가시게 된 것입니다. 젊은 나이에 나병환자와 함께 살면서 어떻게, 왜 그런 삶을 사실 수 있었을까요? 왜 거기서 나병환자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며 사셨을까요?
그 분이 남기신 말씀 중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 다가가기 위해 나도 나환자가 되었습니다.” 평생을 그들과 함께 사셨던 이유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그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를 치유해 주십니다. 나병환자들은 몰로카이 섬의 환자들처럼 공동체에서 격리되어 외롭게 살며 고통을 받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공동체와 함께 살 수 있도록 치유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치유한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다시 찾은 공동체의 삶이 너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넘쳐나 아웃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그들을 치유해 주신 이유는 나병환자들뿐만 아니라 그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그 치유의 모습을 보고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알리려고 하신 것입니다. 다미안 신부님께서 그들을 그리스도께로 가까이 한 것은, 예수님의 사랑이 세상에 드러나고 있음을 전하기 위해 하셨던 것입니다.
그렇게 다미안 신부님께서는 성인품에 오르시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과 사랑을 주신 것처럼 말입니다. 다미안 신부님의 삶은 하느님의 나라를 증거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 말씀처럼 하느님 나라를 위해 어떤 것이든 하느님이 하시는 일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모든 행동이 하느님을 전하는 것으로 노력해 보시는 한 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김준희 대건 안드레아 부제님 강론 중에서 발췌-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9시 미사, 20201.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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