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계신 분 중에 절에 다니시는 분은 없으시죠?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절을 아주 좋아한다고 합니다. 저도 절을 아주 좋아합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절에 다니고 있습니다. 무슨 절인가 하면 대림절, 성탄절, 사순절, 부활절, 지금은 무슨 절이죠? 네, 사순절입니다. 절에 잘 다니시고, 평화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한 사람이 달리는 말을 사기 위해서 마 시장에 나갔습니다. 그 사람은 말 주인에게 말을 사기 위해서 몇 가지를 묻습니다.
“이 말은 잘 달립니까? 아닙니다. 그러면, 이 말은 마차를 잘 끕니까? 아닙니다. 그럼, 이 말은 짐을 많이 실을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그럼, 이 말은 무엇을 잘합니까? 보십시오. 폼이 좋지 않습니까!” 라고 했다고 합니다. (웃음)
아직도 그 말은 마 시장에서 팔리지 않고 폼만 잡고 있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웃음).
이 말의 판매 조건은 과연 무엇일까요?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까? 당연히 말의 용도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 판매자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판매자를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의 용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본질’이라고 합니다. 말의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잘 달려야 하지요. 힘이 좋아서 마차를 끌 수 있어야 하고, 짐을 많이 실을 수 있어야합니다.
이러한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우리들은 쉽게 망각하고 살아갑니다.
눈에 보이는 외적인 것에 빠져서 살아가는 우리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외적인 것만 추구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은 아닐까요. 개인주의 , 이기주의, 이러한 것이 무관심을 낳습니다. 이러한 본질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살아가는 세대가 오늘의 이 세대뿐만 아니라, 예수님 세대에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왜, 성전을 정화하실까? 단순히 성전에서 장사만 해서 그러하신 것일까!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성전으로서의 ‘본질’이 상실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을 짓게 된 본질, 그 이유를 살펴봅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다윗 왕이 준비하고, 그의 아들 솔로몬 왕이 완공하였습니다. 구약의 하느님께서는 짙은 구름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이들은 그분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던 이들은 모세, 그리고 예언자들, 몇 몇 판관들, 그리고 몇 몇 위대한 왕들뿐이었습니다. 일반 백성들은 그분이 계시다는 지성소 근처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일반 백성들도 하느님을 만날 수 있고, 기도할 수 있는 성전을 짓게 된 것입니다. 이 때 하느님께서 그 성전을 두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이름으로 불리는 내 백성이 자신을 낮추고 기도하며, 나를 찾고 악한 길에서 돌아서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용서하며 그들의 땅을 회복시켜 주겠다. 이제 내가 눈을 뜨고 이곳 예루살렘 성전에서 기도하는 음성에 귀를 기울이겠다. 내 눈과 마음이 언제나 이곳에 있을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 성전의 본질이었습니다. 엄청난 본질입니다. 이것이 성전을 짓게 된 동기요 성전의 본질입니다.
하느님은 ‘무소부재’하신 분이십니다. 하느님의 존재가 어디에나 계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어느 특정한 곳에 머무르시겠다고 말씀을 직접 해주신 것입니다. 전능하신 분이십니다. 인간을 창조하신 분이십니다. 그 창조 주 하느님께서 창조물인 인간의 뜻을 따르겠다는 위대한 사건입니다. 그것은 기도하는 장소임을 명백히 밝히셨습니다. 그런데, 일반 백성들은 오히려 기도보다 장사를 하였으니 어떻게 주님께 올바른 기도를 할 수 있었겠습니까! 인간의 뜻에 따라 그곳에 머무르시겠다고 하신 하느님은 그 안에 머무르지 못하시게 된 것입니다.
당신이 머무르시겠다고 하는 그 성전에서 당신께 기도를 한다면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우리를 안아주실 것입니다. 하느님이 계셔야할 그곳에 하느님이 계실 수 없었기에 예수님께서는 채찍으로 장사꾼들을 질책하신 것입니다.
성전은 하느님을 만나는 곳입니다. 성전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곳입니다. 여러분들은 하느님을 말씀을 듣고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 성전에 오셨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성전에서 기도할 때 장사와 비슷하게 거래하지 않으셔야합니다.
먼저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갈비뼈가 똑 부러지도록 안아주실 것입니다.
아멘.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조우현 마태오 신부님 강론에서 발췌, 2021.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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