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언덕/정무용의 사진 이야기

서각 이야기

목련이 진 들

정이시돌 2012. 1. 8. 21:03

목련이 진 들

                                                              박용주

목련이 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
피었다 지는 것이 목련 뿐이랴
기쁨으로 피어나 눈물로 지는 것이
어디 목련 뿐이랴
우리네 오월에는 목련보다
더 희고 정갈한 순백의 영혼들이
꽃잎처럼 떨어졌던 것을

해마다 오월은 다시 오고
겨우내 얼어붙었던 이 땅에 봄이 오면
소리없이 스러졌던 영혼들이
흰 빛 꽃잎이 되어
우리네 가슴 속에 또 하나의
목련이 피우는 것을
그것은
기쁨처럼 환한 아침을 열던
설레임의 꽃이 아니요
오월의 슬픈 함성으로
한닢 한닢 떨어져
우리들의 가슴에 아픔으로 피어나는
순결한 꽃인 것을
눈부신 흰 빛으로 다시 피어
살아있는 사람들 부끄럽게 하고
마냥 푸른 하늘도 눈물짓는
우리들 오월의 꽃이 피어
아직도 애처로운 눈빛을 하는데
한낱 목련이 진들
무에 그리 슬프랴

 

 

목련이 진 들(음각)   53* 28cm,     나무(느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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