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언덕/정무용의 사진 이야기

천주교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연중 제13주일 미사 (요한 13, 20, 로마 16, 13, 마르 15, 21)

정이시돌 2020. 6. 29. 15:23

        예수님께서 여러분을 방문하신다면 어떻게 예수님을 맞이하시겠습니까?

        복음 말씀에서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

(요한 13, 20)고 하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예수님을 알아 볼 수 있을까요? 성경 안에서 두 사람을 통해 예수님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십자가의 길6처의 주인공 베로니카입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만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린 분입니다. 여러분은 베로니카처럼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릴 수 있나요? 창과 칼로 무장한 로마 병사들이 예수님의 공모자를 찾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있고, 주님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과연 예수님 앞에 나서서 땀과 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닦아드릴 용기를 가지고 있을런지요. 그런 상황에서 베로니카는 주저하며 마음의 갈등을 가졌을 런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베로니카는 기꺼이 예수님께 다가가 얼굴을 닦아드립니다.

 

      두 번째 주인공은 로마서 1613절에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주님 안에서 선택을 받은 루포스, 그리고 나에게는 어머니와 같은 그의 어머니에게 안부를 전해 주십시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님 안에서 선택을 받은 루포스, 그리고 루포스의 어머니 이 두 사람은 바오로가 너무나 칭찬을 했던 사람입니다. 과연 이 두 분은 누구일까요? 마르코 복음 1521절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자나가는 어떤 사람에게 강제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하였다. 루포스의 아버지였는데...”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님 안에서 선택 받은 루포스의 아버지 시몬이 주님을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십니다. 시몬은 자발적이 아니라 강제로 주님의 십자가를 집니다. 지나가다 어쩔 수 없이 십자가를 졌던 것입니다. 시몬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어쩔 수 없이 강요에 의해서 강제로 십자가를 졌다고..., 하지만 그 이 면에는 키리네 사람 시몬을 축복하기 위한 주님의 놀라운 은총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베로니카와 시몬의 이야기를 통해 자의 든 타의 든 주님의 십자가를 통해 주님이 함께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분명 이루어졌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베로니카와 시몬, 그들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주님을 만납니다. 베로니카는 주님을 알아보았고 시몬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십자가 앞에서 주님을 만나는 그 용기, 십자가를 거부하지 않는 두 사람은 주님의 축복을 받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가 처한 코로나 사태가 우리의 신앙이 나태해 지고 걸림돌이 되지 않을 까 걱정스럽습니다. 그러나, 진짜의 적은 외부의 코로나보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용기를 내고 믿음으로 이 사태를 이겨낸다면 십자가의 길에서처럼 주님께서 우리에게 축복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 아멘.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김현웅 바오로 신부님 강론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