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만나는 순간 (마르코 16,15-20)
우리는 가끔 머리가 아플 때가 있습니다. 왜 머리가 아플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머리가 아픈 이유에 대해서 어느 꼬마 아이가 명확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꼬마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 와서 “엄마! 배 아파!” 엄마가 배 아픈 이유를 이렇게 알려 줍니다. “너 오늘 하루 종일 못 놀아서, 먹지 않아서 뱃속이 비어서 그렇거야. 뭘 좀 먹고 그러면 배가 아프지 않을 거야”라고 말해 줍니다.
마침 옆집 아줌마가 꼬마 아이 집을 방문합니다. 그 아줌마는 손으로 자기 머리를 만지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 머리야! 저는 가끔 이렇게 머리가 아파요! ” 이 아주머니 말을 들은 꼬마 아이는 이렇게 말해 줍니다. “아줌마, 머리가 아픈 이유를 제가 아는데요. 아줌마 머리가 아픈 이유는 머리가 비어서 그래요!” (웃음) 뭘 좀 채워 넣으세요. 그러면, 머리가 안 아플 거예요. “
머리가 아픈 이유는 머리가 비어서 아픈 거랍니다. 우스운 이야기를 해 봤습니다.
머리가 아픈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에 반지나 팔찌, 비싼 시계를 자랑하기 위해서 “ 아!, 머리야!” 하며 머리를 만지면서 팔뚝에 찬 것들을 자랑하기 위해서랍니다. 저는 시계, 반지 등을 차고 다니지 않습니다. 무겁고 불편해섭니다. 그런데 불편하지만 계속 차고 다니면 습관이 되어서 불편함을 모릅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지만 어느 순간에 불편함을 잊어버립니다.
우리들의 삶은 이런 습관화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신앙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례를 받았다고 해서 기도하지 않고, 성체성사도 보지 않고 그런다면 신앙이 돈독해질까요?
절대 아닙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됩니다. 운전면허를 딴 는데 장롱 속에 넣어둔다면 운전을 할 수 있을까요? 절대 못합니다. 그러나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에는 벌벌 떨고 불안하게 운전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운전이 편해집니다. 어느 순간에 운전에 대한 무서움도 사라집니다. 자전거를 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타다보면 한 번 넘어지고 두 번 넘어지다 보면 습관화가 되어서 자기도 모르게 자전거를 타게 됩니다. 평생 자전거 타는 법을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좋은 습관들은 간직하고 발전시켜야 하고, 나쁜 습관들은 멀리 하면서 생활해야 합니다.
주님 승천 대축일에 우리 신앙인들이 발전시켜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신앙인들은 모든 곳에 계시는 하느님을 믿고 고백합니다. 제자들이 그렇게 선포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이시지만 승천하신 하느님 곁에 예수님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오늘 마르코 복음이 선포되었습니다. (마르코 16,15-20), “세상 끝날 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이 말씀을 선포하였습니다. 마르코복음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에 제자들과 함께 하시며 ‘많은 기적을 일으키셨다.’ 라고 기록하였습니다.
2000년 가까이 우리와 함께 하신 많은 성인, 사제들을 통해서 들어내어 보이셨습니다. 평신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이 만든 모든 피조물 안에, 우리 마음 안에도 계십니다. 나와 가장 가까이 하고 있는 잔소리 하는 아내, 고집스런 남편, 말이 안 통하는 자녀들, 그분들 안에도 하느님이 계십니다.
사람이 있는 곳이 바로 하느님이 있는 곳입니다. 우리 각자가 사랑을 기억하면서 나의 가족을 한 번 더 이해하고, 한 번 도 인내하고, 한 번 더 용서하고, 한 번 더 나누고 기도할 때, 그 곳에 사랑이 생겨나고 그 사랑이 있는 곳이 바로 하느님이 계신 곳입니다.
이해하고, 인내하고, 용서하고, 나누고 기도하는 것은 불편합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기에 한 번에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계속 반복해야겠지요. 운전하는 것처럼, 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그렇게 습관화의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넘어지는 것이 두려워서 포기해 버리면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다시 일어서서 재검토하고 나를 다독거려서 다시 시작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습관화가 되기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그 습관이 자리 잡으면 불편한 곳에서 해방될 것입니다. 불편한 곳에서 해방되는 순간이 바로 사랑이신 하느님을 만나는 순간이 됩니다. 이런 실천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다 보면 머리가 아프지 않을 것입니다. 내 머리 속은 사랑으로 가득 차 불편함에서 해방될 것입니다.
아멘!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조우현 마태오 신부님 강론에서 발췌-
'천주교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수님의 선물 (0) | 2021.06.08 |
---|---|
성모의 밤 (0) | 2021.06.04 |
평화의 기도 (0) | 2021.05.16 |
더 큰 사랑 (요한 15,9-17) (0) | 2021.05.15 |
사랑 (0) | 2021.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