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언덕/정무용의 사진 이야기

천주교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성모의 밤

정이시돌 2021. 6. 4. 21:29

    어머니 마리아가 아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그것도 십자가에 달려서 처참하게 죽어가는 모습,

엄마의 고통, 아들 못지않은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당하시는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아니,

예수님보다 더 큰 고통으로 받아들이신 분이 바로 엄마, 어머니 마리아였습니다. 그래서 베르나도 성인은

어머니 성모 마리아의 고통을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옆구리를 찌르는 날카로운 창, 그러나 그

창이 예수님의 옆구리에 닿기 전에 먼저 성모님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습니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성모님

의 가슴을 먼저 찌르지 않고서는 아들 예수님을 찌를 수 없었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성모님

에게 순교자라는 표현을 씁니다. 물론 어머님이 피를 흘리는 순교를 당하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십자가

밑에서 십자가에 달린 아들의 죽음을 보면서 성모님은, 엄마는 죽음 없이도 이미 순교의 월계관을 받으셨다

고 이야기 합니다. 사실 부모가 죽으면 자식은 부모를 땅에 묻는다고 합니다. 반대로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고 합니다. 성모님도 분명 그러하셨을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하느님의 말씀을 믿기보다는 결과를 믿으려고 합니다. 이리 재고,

이것저것 따지고 확인한 뒤에 말씀을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그리고 좋은 결과만 붙잡으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신앙생활을 하면서 마음의 평화가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가 마음의 평화를 잃고

시련을 겪는 이유는 말씀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붙잡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에

우리 믿음이 흔들리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믿음이 올바르게 뿌리 내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

고 우리들의 믿음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결과는 하느님의 몫으로 남겨 두고, 지금 당장은 불행처럼 보이는

것이, 영원의 구원을 위해서 유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좋은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김현웅 바오로 신부님 강론에서 발췌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2021.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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