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삶
추석 합동 위령미사, 2021. 9. 19. 9시 미사
+ 찬미 예수님!
오늘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추석에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제사를 지냅니다. 가족들이 모여서 송편이며 음식을 마련하고 햇과일과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며 제사를 지내고 음식을 나눕니다. 또 성묘도 갑니다. 이렇게 우리 민족은 조상님들을 기리고, 기도하는 좋은 풍습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는 잘 기억합니다. 하지만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그 위까지는 잘 모르는데, 제사 때 사진으로만 뵐뿐입니다. 하지만 우리 천주교인들은 모든 조상님들과 불쌍한 영혼들까지 추석 때 기억하고 연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하면서 그들이 주님의 축복과 영혼한 안식이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제사 때, 그리고 연미사를 봉헌하면서 우리도 백년만년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 곁에 가야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조상님들을 위해서 연미사도 봉헌하고 불쌍한 영혼들을 기억했던 것처럼 우리 자손들도 나를 그렇게 기억한다는 것을 미사를 봉헌하면서, 제사를 지내면서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백년만년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님께로 가고, 우리 자손들이 우리를 기억해 줄 것을 안다면, 지금 이 세상에서 욕심과 미움을 버리고 주님 뜻대로 선하고 마음이 가난한 사람처럼 살아야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 번 추석 때 기억해야 될 것입니다.
욕심대로 사는데 신경 쓰는 것보다 욕심과 미움을 버리고 주님 뜻대로 ‘선하고 마음이 가난한 사람, 그들은 하느님 나라를 차지할 것이다.’라는 주님의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추석 때 기억해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내가 죄가 있다면 내 자손 보기에 부끄럽지 않게 죄를 회개하고 벗어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내 자식과 손주에게 부끄럽지 않아야겠지요. 예를 들어서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 같은 사람들 말입니다. 얼마나 자신의 이름이 후손에게 부끄러울까요. 아마 이완용의 자손들은 돈이 많아서 잘 살지는 모르겠지만, 이완용의 후손이라는 것을 말하기에는 굉장히 부끄러울 것입니다.
우리는 추석 명절 동안 사람들이 존경받고, 살아있는 후손들이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하고, 그리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바로 살아있는 사람들이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하고 기리는 분들은 살아있을 때 욕심을 버리고 남에게 해코지 않고 선하게 산 사람들입니다. 살아있을 때는 어쩌면 악인들이 착한 사람보다 더 잘 살고 목소리를 크게 내겠지만, 그 거짓된 큰 목소리도 죽고 나면 큰 흉이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자손들에게 존경 받고 자랑스러워할 아주 중요한 삶의 자세를 하나 더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바로 여기에 있는 사진, 그림입니다. 한국 순교자들처럼 우리도 신앙의 증거자가 되는 것입니다. 순교자들의 삶은, 세상 사람이 보기에 고통 자체이지 만 그들은 기쁨과 평화 중에 순교하셨습니다. 우리도 세상에서 세상 사람들 눈에 행복한 삶이되기보다는 신앙인으로서 누리는 주님의 기쁨과 평화를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기쁨 때문에 주님을 소홀히 하지 않고 주님의 기쁨과 평화를 찾는데 더 많이 신경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후손들도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의 신앙을 보고 세상 안에서 참 행복의 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사실, 순교자들처럼 순교하는 세상에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선교’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선교는 말 잘하는 것보다 예수님을 닮은 행동으로 하는 것입니다. 지식이 아니라 사랑으로 하는 것이 바로 선교인 것입니다.
추석 때 가족들이 모여서 서로 잘 났네 자랑하기보다 예수님, 성모님을 닮아 겸손하고 가난한 모습을 보이고, 사랑이 담긴 말과 행동을 먼저 한다면 그것이 선교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순교자의 후손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오늘 미사 중에 함께 모든 순교자들께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합시다. 우리도 훌륭한 조상님을 닮아 주님 앞에서는 기쁘게 그 가르침을 따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합시다. 그리고 추석에 소외되고 불쌍한 이웃들을 주님 뜻대로 챙겨 줄 수 있는 선행도 하도록 합시다.
주님 당신은 길이오니, 우리 순교자들을 빛내시는 것처럼 우리도 후손들에게 신앙의 모범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박용태 루카 신부님 강론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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