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은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르 10, 35-45)
+ 찬미 예수님!
예수님께서 모함을 받으시고 십자가형을 받으셨습니다. 이렇게 십자가형을 받으셨을 때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그 중에 첫째가는 제자 베드로는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십자가형을 받기 전에 예수님은 어땠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보려고 멀리서 찾아오는 등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와서는 예수님의 말씀에 감동 받고 병자를 치유하는 기적을 보면서 놀라고, 하느님을 찬미하였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은 왕으로 모시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시기에 오늘 복음에서는 와! 이 분이 곧 높은 자리에 오르시겠구나, 아! 예수님을 따랐던 게, 고생했던 것이 아깝지 않았구나, 나도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구나 하고 제자들은 생각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주님께서 높은 자리에 오르시면 하나는 오른 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아부 같은 청원을 그렇게 한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오를 자리는 왕의 자리가 아니라 십자가의 길임을 넌지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가 마실 잔을 같이 마실 수 있겠느냐고 묻습니다. 이에 제자들은 출세하는 것인 줄 알고 그렇다고 호언장담을 합니다. 그러나 다 알다시피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십자가형을 받을 때 예수님은 등지고, 도망갔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 마지막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제자들이 출세하고 싶고 야망에 들떠 있을 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세상의 통치자들, 고관들은 힘으로 군림하고 백성들에게 세도를 부린다. 하지만 너희는 나를 닮아야 한다.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려 왔고 많은 이들을 위해 내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르 10, 42-45)
여기에 있는 모든 분들은 그리스도인이라고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을 닮으려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고해성사를 통해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용서를 받습니다. 그런 예수님이 십자가형을 받기 전에 제자들에게 최후의 만찬을 하시면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습니다. 발을 씻어 주는 것은 그 당시에 종이 주인에게 하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세상 만물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아들이 죄 많은 인간의 발을 씻어 주는 행위는 바로 사랑하는 부모님이 자녀에게 빌을 씻어 주는 행위와 같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높은 자리에 있는 이가 갑질하거나 힘으로 마음대로 하는 그런 높은 자리가 아니라, 오히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확실히 이야 기하고 있습니다. 시실 이러한 내용은 우리나라 역사에도 잘 드러납니다. 훌륭한 왕은 백성을 오히려 하늘로 여기고 백성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렸습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면서 백성의 고통을 덜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세종대왕은 오랜 시간이 지나고 성덕이 넘치는 대왕이라고 기억합니다. 이순신 장군도 나쁜 정치인에게 모함을 받고 옥에 갇혔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나가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칩니다.
역사에서도 성군과 폭군이 가려지듯이,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미 세상에서 이렇게 못된 짓하고 갑질하고 사람을 차별하고 힘으로 억누르는 잘못된 것에 익숙해 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죄의 영향을 받고 이게 당연하다고 여기고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모범을 통해서 잘못된 것을 가려낼 수 있어야 합니다. 즉 힘과 공포로 다스리는 이는 악인이고 죄인이며, 자신의 이익을 탐하는 사람입니다. 반면에 백성을 위해 겸손하게 봉사하는 이가 참된 의로운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식별력으로 좋은 사람에게 힘을 줘야하고, 의인 척하는 악인에게서는 힘을 뺏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이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될 때 세상은 조금씩 더 좋아질 것입니다.
오늘 미사 중에 우리는 세상의 교만해지는 것을 닮지 않고 예수님의 사람과 겸손함을 닮도록 은총을 청합시다. 그리고 이미 우리 안에 교만과 힘을 가지고 마음대로 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그 교만한 죄가 조금‘씩 벗겨질 수 있도록 겸손되이 참회하며 기도합시다.
아멘!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박용태 루카 신부님 강론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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