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강론(2023. 8. 15)
+ 찬미 예수님!
오늘은 특별히 천주교에서 4대 축일이라 불리는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천주교에서 4대축일이라고 하면 예수 부활 대축일, 주님 성탄 대축일, 이렇게 두 번에 걸친 대축일은 예수님과 관련된 대축
일이고, 나머지 두 번은 1월 1일은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과 오늘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이렇게 성모님에 관한 축
일 총 네 개의 대축일은 4대축일이라고 하고, 의무 대축일로 지정함에 있어서 미사에 빠지지 않고 이 날만큼은 거룩하게 하
느님과 함께 한다는 것을 교회는 가 르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특별히 성모 승천 대축일, 성모님께서 하늘로 들려 올려 받으심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한데, 성모님 하면 교
우 분들은 말에서부터 거룩한 어머니라고 느껴지는 것처럼, 아마 어머니라는 의미가 참 큰 것 같아요. 예수님의 어머니이기
도 하셨고, 결국은 모든 이들의 어머니로서 지금까지 존경을 받고 계신데, 어머니하면 우리 교우 분들은 한 마디로 표현하
면 어머니를 어떻게 표현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머니와 사이가 좋았든 좋지 못했든, 잘 지냈든 못했든 간에, 그래도 ‘어
머니’ 하면 하나의 단어로 어머니를 설명할 수 있다면, 제가 생각하는 어머니는 ‘희생’이신 것 같아요.
시실은 어머니의 희생을 통해서 자녀들이 살아갈 수 있었고, 저 역시도 어머니의 희생을 통해서 지금까지 잘 먹고 잘 살
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됩니다. 어머니들이 희생하신 것처럼 여기 계신 많은 어머니도 많은 부분 자
녀들을 위해서, 가족들을 위해서 많은 부분 희생하는 삶을 분명히 살아오셨으리라 생각하는데, 성모님께서도 어떻게 보면
그 희생의 삶을 살고 힘든 삶을 사셨지만 결국 하느님께로부터 하늘로 들어 올림을 받으신 것처럼, 우리 모든 교우 분들, 아
버님도 당연히 희생이시죠. 이 모든 희생들은 나를 힘들고 어렵게 한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우리 자신들이 그 희생을 통해
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은총의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우리 모두가 하느님께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줄
수 있는, 바로 희생의 의미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저희 어머니도 저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던 분인 것 같아요. 막상 커서 생각해 보니까, 제가 보기보다는 자유로운
영혼인 것 같아요. 그래서 학교 가는 것도 싫어하고, 학원가는 것도 싫어하고, 어렸을 때는 성당 가는 것도 싫어하고! 그런
데, 성당 가는 것도 싫어했는데 사제로 사는 것을 보면 참 하느님의 섭리는 알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드는데,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사고를 치기 시작했었어요. 초등학교 입학식을 하고 처음으로 교실에 들어갔는데, 저는 유치원
을 안다녔거든요. 첫 교시 수업을 하다가 ‘띠리띠리 띠리리리’(엘리제를 위하여), 음악 소리가 1교시 수업이 끝났다는 벨이
울렸어요. 그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이 밖으로 나가시더라고요. 그리고 친구들도 교실 밖으로 나갔어요. 그런데 이 친구들이
밖으로 나간 거는 화장실에 간 것이었어요. 저는 그게 학교가 끝났다고 생각해서 집으로 갔던 적이 있어요.(웃음)
집에 갔는데 집에는 아무도 없고, 그래서 놀이터에 가서 친구들과 놀아야겠다고 갔는데, 친구들이 없는 거예요. 친구들
이 다 학교 갔으니까 놀이터에 아무도 없는 거죠. 그래서 혼자서 흙장난을 하고 있었어요.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셨는데 애가 없어졌으니 얼마나 난리겠어요. 그때는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니까 집에다 전화하
셨는데 받지도 않고, 어머니가 외출중이셨어요. 그래가지고 선생님 속을 애태우시다가 어머니가 전화를 받으셨는데, 애가
없어졌습니다’고 했더니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셨대요. ‘아!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으니까 선생님 걱정 마세요. 제가 데
리고 오겠습니다.’ 하셨었데요. 그리고 놀이터에 가보니까 제가 혼자 흙을 파고 혼자 놀고 있는 거예요.
그때 어머니가 저를 보면서, 그때 말씀이 잊혀지지 않는데,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래 그냥 건강하게만 자라라!” 이렇게 말씀하신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1학년 때부터 담임 선생님을 속을 애태웠었지요.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까 신부가 되어서 미사를 드리는데 미
사가 끝나고 밖에 어떤 어머니같은 분이 자기 기억 안 나냐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얼굴을 딱 보니까 초등학교 때 1학년
담임 선생님이셨어요. (웃음) 그런데 선생님도 제가 사고를 치고 나머지 공부를 많이 했으니까 저를 기억하시고 제가 미사
하는 것을 보시고 저에게 인사하러 오신 거예요. 그래서 서로 얼마나 반가웠는지 서로 이야기하면서 지금은 가끔 안부도 묻
고, 스승의 날이 되면 선생님을 모시고 밥도 먹고 가끔 선생님께서 강화에 놀로 오시면 바람도 쐬며 지금은 친구처럼 잘 지
내는 사이가 됐습니다.
우리 인생은 정말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서 내 자신의 인생이 계속 완성되어가는 모습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들,
‘오드리헵번’이라는 배우를 아시죠! 이 배우가 나중에 죽기 전에 자신의 자녀들에게 유언을 남겨놓았다고 합니다. 유언의
글을 그분이 남긴 글이라기 보단 다른 사람이 했던 말이 자기 자신에게 와 닿아서 그 말을 똑같이 당신의 자녀에게 남겨줬
는데 그 내용을 보면 ‘인생을 살다보면 내 손이 두 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나는 내 자신을 위해서 쓰는 손이고, 다른 하
나는 다른 이를 위해서 쓰는 손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거다. 이것을 잊지 말아라’ 이러한 글을 저도 본 적이 있습니다.
손이 두 개라는 것, 어떻게 보면 세수할 때도 밥 먹을 때도, 옷 입을 때도, 일을 할 때도 항상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손인데, 손 하나를 나를 위해서 써야 한다면, 다른 하나는 가족들과 이웃들을 위해서 한 번쯤 내 손을 그들에게 내밀어 줄 수 있을 때, 사실을 그들에게 가장 큰 희생이고 그러한 희생을 통해서 결국은 우리도 성모님과 같이 하늘로 들어 올림을 받게 되는 구원의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요즘 많이 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항상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서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내 자신도 많이 희생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한
손은 나를 위해서 쓸 수밖에 없다하더라도 다른 한 손은 적어도 다른 이들을 위해서 한 번이라도 내어줄 수 있는 용기기 필
요하다는 것, 그것을 잘 실천할 수 있을 때에 그것이 바로 성모님의 삶, 예수님의 삶을 본받는 교우들의 삶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잘 기억하시면서, '내가 너무 희생만 하면서 살아서 억울해요' 라고 생각하지마시고 내가 희생한 만큼 하늘
나라에 그만큼 내가 다가갈 수 있다면 기쁨을 발견할 수 있도록, 그래서 희생하는 것을 주저하기보다는 희생을 더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실천할 수 있는 그러한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오늘 하루뿐만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나의
희생이 남의 삶이 조금은 더 하느님 안에서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미사 오시느라 수고하셨는데, 오늘 하루도 하느님의 은총을 많이 받으면서 내가 희생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만큼 내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소중한 존재인 만큼 정말 축복 속에서 더
욱더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주님께 은총을 구하고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면서 이 미사를 봉헌합니다. 아멘!
-가경웅 젤마노 미리내 천주성삼 수도회 신부님 강론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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