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어려운 일이 닥치자 마침내 하느님이 있긴 어디가 있냐고
포악을 떨기까지 이르렀다.
그러한 부정의 고비를 수없이 겪고 난 지금,
적어도 하느님이 계시긴 어디 계시냐는 소리는 안하게 됐다.
그동안의 어떠한 몸부림도 어떤 저항도 다 그분의 뜻,
그분의 손바닥 안에서의 일이었다는 걸 이제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내가 애타게 도움이나 해답을 구할때마다 그분은 침묵으로 일관하셨다.
남들은 계시나 응답도 잘 받는다는데 나한테는 한 번도 그런 신비체험이 없었다.
그렇다고 침묵은 답이 아니었을까. 아니다.
나에게 가장 적절한 해답은 바로 침묵이었다.
나는 내 안에서 해답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그때 비로소 내 안에 그분이 같이 계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 '도망칠 수 없는 당신'중에서, 박완서 지음-
<남양성모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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