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30주일 미사 강론
여러분들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해 주고 계세요?
이런 질문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머뭇머뭇 거립니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을 사랑해 주는 분들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면담을 하다보면 두 가지 형태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첫 번째는 의무적으로 자기 자신을 대하는 것, 내가 맡고 있는 일,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해야 할 일, 이것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야 된다는,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이 일을 할 때마다 보람보다는 점점 불만이 생깁니다.
두 번째는 내 자신을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의무적으로 일을 하다보면 점점 지쳐가면서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내 고통이나 책임을 피하려고 합니다. 때로는 거짓말을 하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점점 외로움과 고통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이런 모습은 자기 자신을 사랑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모습은 사랑을 할 수도 없고 인내하기도 힘들며, 자기 자신의 삶의 기쁨도 느끼지 못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포자기 상태가 됩니다.
예수님께서 가난하고 죄 많은 이들을 어떻게 대하셨는지를 생각해 봐야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믿음과 평화를 가지고 있다면 그들의 고통을 낫게 해 주시고, 죄를 용서해 주십니다. 억눌리고 아파하며 외롭고 슬퍼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십니다. 자기 자신을 억누르던 이유들이 모두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로 더 이상은 상관없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알려 주십니다. 이 모든 것들이 상관없으니 하느님 아버지께서 함께 해 주실 테니 사랑하라고 말입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의무적인 것들에 얽매이지 않고 예수님이 우리에게 해 주신 것처럼 우리 자신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래도 괜찮아, 아파하지 않아도 돼, 완벽하지 않아도 돼, 너는 용서 받았어! 내가 누구보다 너를 사랑한단다. 고 말해 주시며 어린아이 대하듯이 우리 자신을 사랑해 주십니다. 이렇게 되었을 때, 우리도 다른 사람에게 똑같이 대해 줄 수 있습니다.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 자신에게 말해 주듯이 해 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아! 완벽하지 않아도 돼, 내가 너를 사랑해! ‘ 하지만,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때는 이웃에게 ’이것밖에 안 돼? 책임을 져, 너 왜 그러니? 당연한 것 아니야? 자신을 지키란 말이야‘ 라고 말이죠. 내가 내 자신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사랑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사랑이 차고 넘쳤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남을 사랑해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마태 22,39)
자, 그렇다면 하느님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하느님을 어떻게 사랑해야 될까요?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마태 22,37) 하지만 솔직히 내 자신도 사랑해 주기 힘든데 하느님께 어찌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은 미사 때 저와 기도를 주고 받으시죠. 저는 미사를 드릴 때 이렇게 합니다. ‘내 머리와 내 말과 내 마음이 하나가 되어서 기도하게 하소서.’ 그렇게 기도하면 내가 알고 있는 기도문을 내 입으로 외우고, 내 마음도 함께 기도하면, 육체의 나와 마음의 내가 함께 기도를 할 수 있을 때, 우리는 하느님께 온전히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미사 중에 잡다한 분심이 사라진 채 온전히 하느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미사는 주님과 가장 가까워지는 시간입니다. 머리에 있는 잡다한 생각들을 내려놓고 오로지 주님께 집중해야 됩니다. 그래서 내 머리에 있는 기도문을 내 입과 마음이 함께 기도문을 외우는 것으로 미사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내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찬미하는 모습입니다.
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내 마음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는 것이고, 내가 모든 것을 가지고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내 마음과 함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됐을 때, 우리의 마음은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이 흘러 넘쳐 내 옆에 있는 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 이런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한재희 스테파노 주임 신부님 강론 중에서 발췌-
'천주교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영성체 (0) | 2020.11.10 |
---|---|
'위령의 날' 미사 (0) | 2020.11.06 |
연중 제28주일 미사 (혼인 잔치의 비유) (1) | 2020.10.11 |
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강론 (0) | 2020.10.08 |
한가위 합동 위령 미사 (0) | 2020.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