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희 대건 안드레아 부제님 강론 (2021. 6. 27 교중미사)
여러분들은 언제 두려움을 느끼시나요?
두려움이 굳건한 믿음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는 이야기가 오늘 복음에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복음에서 하혈하는 여인은 갖은 고생 끝에 예수님의 옷자락이라도 손에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을 수 있겠다는 믿음을 드러냅니다. 아주 간절하게 예수님 옷자락에 손을 댑니다. 그러자 출혈이 멈추고 병이 치유가 되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예수님을 믿음으로 얻은 치유이지만, 이 여인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 두려움은 경외심입니다. 사람의 힘으로 모든 것을 쏟아 부어도 고칠 수 없었던 것이 하느님의 능력으로 치유되었음을 보고 하느님이 얼마나 크신 분이신지 감히 상상 조차도 할 수 없는 경외심입니다. 몸으로도 느끼고도 알 수 없는 신비함에 대한 이 경외심이 이 여인을 두려움이 떨며 예수님 앞에 엎드리고 이실직고하게 만듭니다. 그런 여인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 두려움이 찾아 왔어도 그것이 여인의 믿음이 잘못되었기에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끝까지 간절하게 예수님을 믿었기에 구원 받았다고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으로 평안하게 된 이 여인은 진정으로 건강한 삶을 살게 됩니다. 이렇게 이 여인의 믿음은 더욱 굳건해 집니다.
회당장 아이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대교의 회당장이었지만 자신의 능력으로는 죽어가는 자신의 딸을 살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아이로는 딸을 살려 달라고 예수님 앞에 엎드려 간곡히 청합니다. 이는 예수님만이 자신의 딸을 고칠 수 있다는 믿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렇게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과 함께 집을 향해 갔지만 도착하기 전에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두려움에 빠집니다. 이 두려움은 절망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죽었다는 절망, 예수님께서 살려 주실 것이라는 믿음에도, 함께 계시다는 믿음 중에도 겪게 되는 절망입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두려움이 찾아 왔다고 해서 그 두려움이 자신의 믿음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느끼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주님을 믿으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죽었다는 아이로의 딸에게 말씀하십니다. “탈리타 쿰!”(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으로 소녀에게 생명을 주시고 아이로에게는 희망을 주십니다. 예수님 말씀을 끝가지 믿어 희망을 얻은 아이로는 믿음이 더욱 굳건해 집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믿는 이들이 믿음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믿으며 두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두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예수님을 믿을 수 있도록 예수님께서는 도와주실 것이며, 이를 통해 여러분의 믿음을 더욱 굳건해 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쏟아 부어도 병을 고치지 못한 여인에게 치유와 평화를 주신 것처럼, 자신의 능력으로는 딸의 죽음 앞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을 느낀 아이로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신 것처럼, 분명히 우리에게도 그렇게 하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구원 받기 위해 우리의 믿음이 굳건해 지기를 바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 두려움 앞에서 믿음이 더욱 굳건해 지도록 주님께 더욱 큰 믿음을 청하는 한 주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김준희 대건 안드레아 부제님 강론에서 발췌-
'천주교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수님께서 그들을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0) | 2021.07.17 |
---|---|
큰 믿음으로 나아가는 길 (마르코 6,1-6) (0) | 2021.07.10 |
뱀처럼 슬기롭게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마르코 4,35-41) (0) | 2021.06.26 |
감자 캐는 날 (0) | 2021.06.20 |
예비자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0) | 2021.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