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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사순절의 참뜻을 실천하십시오

정이시돌 2024. 3. 6. 17:23
사순절의 참뜻을 실천하십시오. / 정신철 요한세례자 교구장 강론
 
 
   강화 신자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들 지내셨어요? (예!) 우리가 그동안 ‘코로나’라는 것을 겪어왔지요. 작년부터 코로나가 끝나가면서 일상으로 회복하고 있고, 어떻게 보면 올해는 거의 그것을 잊어버리고 지내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걸렸다고 죽어가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죠? (예!)
   대신에 독감 걸렸다고 하면 조심하라고 그러죠!(웃음) 코로나는 삼사일이면 났는데, 독감은 이삼 주일 걸리잖아요. 이렇게 느낌이 바뀌고 일상으로 회복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그 습관이 남아 있는 게 많이 있어요. 왜냐하면 코로나 때는 만나지도 않았고, 그리고 공적인 장소에 오지도 않다고 보니까, 젊은 층과 얘기하다보면 제일 어려운 게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대화하는 게 부족하다고 고백하는 친구들이 많고요. 또 어른 분 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 가기가 껄끄럽다고 하시는 분도 많이 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일상 회복이라는 것은 그 습관을 바꾸는 것이지요. 자꾸 나를 남들과 만나게 하고, 공적인 장소에서 지내다 보면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특별히 우리 신앙 공동체 안에서 많은 신자 분들이 코로나를 지내면서 숨어있는 신자 분들이 참 많이 생겼어요. 그분들이 성당을 가고 싶어도 갈 수는 있는데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 강화 신자 분들은 주변에 그런 신자 분들이 있으면 성당으로 이끌어 드리고, 공동체에서 함께 기도하고 함께 주님을 찬양하면서 지내는 공동체로 거듭나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사순절을 지내고 있습니다. 사순절은,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사순절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습니까? 라고 물어보면 대답을 안 하시겠죠!(웃음) 제가 어느 본당에 가서 여러분들, 우리가 그렇게 기다리던 사순절이 왔습니다 라고 했더니 조용하세요. 제가 지난 주에 하성성당에 갔었어요. 사순절이 왔으니 너무 좋지요! 했더니 “예”그러는 거예요. 사순절은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무척 중요한 시기이고, 가슴 설레는 시기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신앙을 다시금 재정립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새 출발을 도와주는 시기입니다.

 

   인생을 사시면서 인생을 새 출발하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행복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내 인생의 삶이 흐트러졌을 때, 이것을 다시금 잡아줘서 ‘괜찮아, 한 번 다시 시작해봐’ 이런 조언을 들었을 때, 여러분들은 큰 희망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실 것입니다. 사순은 바로 그런 시기입니다. 이제 다시 신앙이 흩어졌던 것을 다시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새 출발을 준비하는 시기가 사순절입니다.
 
   이 시기에 교회는 특별히 두 가지를 묵상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가 세례 때 받은 신앙을 다시 한 번 과정을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가 말씀하신 것처럼 죄에서는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탄생하기 위해서 내가 죄에 빠졌던 것을 깊이 생각하는 그런 삶을 살아보자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회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죄에서 죽기 위해서 내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삶을 살자는 것 이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 이 두 가지 핵심을 통해서 우리는 어디에 도달하느냐, 신앙의 가장 근본적인 것에 우리 스스로 답을 얻고, 삶을 유지하는 것, 신앙이 겉모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신앙의 본질적인 것에 내가 내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몰입해서 생각하는 시기가 사순시기라는 것입니다.
 
   지난 번 교구 피정 중에, 그 때 피정 지도하신 신부님이 사제서품을 받기 전에 고민을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질문이 ‘너는 순교할 수 있습니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신부님이 자기가 순교한다고 생각해 보니까 너무 끔찍한 생각이 많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고통을 받아야 되고, 고문도 겪어야 되고, 몸이 끊어지는 고통을 받아야 되는데, 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그 생각에 머물러 가지고 잠이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순교를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그 대답을 못하게 되면 내가 사제로 살 것인가 말 것인가로 연결되는 것인데, 이것 때문에 그 신부님은 무척 고민에 빠졌답니다. 며칠 동안 고민을 하다가 밤에 성당에 가서 기도를 했답니다. “주님 제가 진짜 순교할 수 있겠습니까? 마음에 확신을 주십시오.” 그 때 속에서 들리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그 때 신부님은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그럼, 됐다!”
   우리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내가 주님을 사랑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순교를 하느냐 안하느냐가 문제가 아닙니다. 핵심이 아닙니다. 내가 진정으로 하느님을 사랑한다면 하느님을 위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때로 우리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고 지엽적인 것에 얽매일 때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제1독서의 말씀을 생각해 봅시다. 십계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러분들은 십계명을 어떻게 받아들입니까? 젊은 신자 분 들이나 신앙에 대해서 흑심을 갖고 있는 분들은 십계명 하면 ‘고리타분한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것입니다 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십계명은 본질적으로 1계명부터 3계명까지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고, 4계명부터 10계명까지는 이웃을 어떻게 사랑해야 되는 가를 말합니다. 십계명의 본질적인 뜻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본질적인 계명을 이야기합니다.
 
   거기에 내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에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인데, 많은 신자 분들이 문구 하나에만 생각에 머물다보니, 죄에 머물게 되고, ‘교회는 너무 무거운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짐만 지어줍니다.’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죄라고 하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에서 멀어져나가는 행동을 죄라고 합니다.

 

   그러한 죄를 한 번 돌이켜 보는 것이 십계명의 내용입니다. 이렇게 본질적인 것은 생각하지 않고 지엽적인 것만 생각하다보니까 하느님 사랑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을 정화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왜 성전을 정화하시느냐! 성전은 기도하는 곳입니다. 기도하기 위해서 번제물을 파는 사람들이 성전 안까지 들어와서 그것을 팔고 있으니까 본질적으로 기도한다는 의미가 상실되고, 환전상 등 상인들과 함께 형식적으로 번제물을 바치는 모습에 예수님께서는 화를 내시고, 본질적인 신앙의 모습으로 돌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본질적인 것에 멀어지고 지엽적인 신앙에 머물 때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 신부님은 어떻게 강론을 잘하시는가, 신부님의 사목은 어떠신가. 등을 따지는 경우가 많고, 우리 봉사단체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그런데만 머물면서 신앙생활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 것이 신앙의 핵심인가요? 아닙니다. 신앙의 핵심은 이런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삶 안에서 하느님이 진정으로 아버지처럼 나에게 다가오신 때가 언제입니까!
 
   이런 질문에 대해서 여러분 스스로 답을 내려야 됩니다. 또한 여러분의 삶 안에서 예수님이 진정 나의 구세주로 나의 모든 인생을 해결해 주시는 분으로 느낀 적이 언제였습니까? 내 스스로 거기에 답을 해야 됩니다. 그럴 때만 나의 믿음이 쇄신될 수 있고, 흐트러졌던 신앙이 원칙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사순시기가 우리에게 바로 이런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내 신앙을 갖고 하느님이 언제 나를 사랑했는가!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께서 진정으로 나의 구세주이신가! 여러분들은 삶 안에서 구체적으로 답을 얻어야할 것입니다. 이것이 사순시기 때, 교회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답을 여러분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교회는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진정으로 신앙의 핵심으로 살 수 있고, 진정으로 부활이 무엇인지를 가슴으로 깊이 느낄 수 있는 신앙인으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오늘 이 미사를 봉헌하면서 나의 신앙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들과 내가 왜 신앙인으로 살아가야하는가라는 질문에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는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느님께 은총을 청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깊이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나에게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시고 구세주이신가! 진정으로 답을 내릴 수 있는 그런 신앙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견진성사 받는 분들에게 말합니다. 견진성사는 하느님께서 여러분들에게 자격과 조건을 보고 성사를 베풀어 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밖의 사회는 자격과 조건이 있어야지 이 만큼 무엇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많은 신자 분들이 ‘신앙이 부족한데, 죄가 많은 데, 성당도 잘 안 나갔는데, 이런데 견진성사를 받을 수 있습니까? 라고 자격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런데 성사 생활이라는 무엇인가!’ 하느님이 우리에게 거저 베풀어 주시는 은총입니다.‘ 그 은총에 우리가 마음을 열고 받으면 되는 것입니다. 부족해요, 부족합니다. 주님 그러나 당신이 주시는 성령의 은사를 받고 싶습니다. 이렇게 기도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여러분들에게 성령의 은사를 베풀어 주십니다.
 
   하느님은 어떤 자격조건을 원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어렵고 힘들 때, 성당에 와서 머물 때, 사랑을 감싸 주시는 분이시지, ‘너 지난주에 왜 안 나왔어’ 라고 질책하시는 분이 아니시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견진성사를 받으시면서 그런 생각을 하지 마시고, 단순한 마음으로 받으세요. 그냥 ‘성령이여! 오십시오. 저에게 머물러 주십시오!’ 이렇게 단순한 마음을 가지고 견진성사를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기도할 수 있겠지요?(예!)
 
   두 번째는 이왕 견진성사를 받으니 하느님께 조그마한 결심을 봉헌했으면 좋겠습니다. 큰 것 하지 마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그래도 견진성사를 받으니 묵주기도 10단을 바쳐야지!’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웃음) 왠지 아시나요? 작심삼일예요. 실천할 수 있는 것, 작은 것부터 하세요.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성호경 하나 바치겠습니다, 잘 때도 성호경 한 번 긋겠습니다, 다 할 수 있어요. 그렇지요?(예!) 어떤 분은 식사 전 기도 바치겠습니다. 삼종기도 바치겠습니다. 저는 주일미사 안 빠지겠습니다. 이런 결심을 봉헌하시면 됩니다.
 
   어떤 신자분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주교님 꼬임에 빠졌습니다. 왜 그래요?’하니까 주님의 기도, 영광송 한 번만 바치려고 했어요. 그런데 두 달쯤 지나니까 마안하드래요. 그래서 묵주기도 한 단을 바쳤대요. 그러다가 다섯 단을 바치게 됐대요.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그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성모님께서 하신 것입니다 여러분 마음 안에 신앙의 결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성모님이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오늘부터 아주 작은 신앙의 결심만 봉헌하시면 좋겠습니다. 실천할 수 있겠지요? (예!)
 
   이 두 가지만 마음에 새기면서 견진성사에 임하시면 되겠습니다. 잠시 묵상 중에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신 신앙의 본질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신앙을 달라고 묵상 중에 하느님께 필요한 은총을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2024년 3월 2일 견진성사 예식에서
 
-천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요한세례자 강론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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