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이 보이는 이르크츠크의 가을이 짙게 물들고 있습니다.
광활한 시베리아 벌판하면 동토에 음습한 분위기를 생각했었는데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으니...),
이런 기억들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눈이 부시도록 하얗게 빛나는 자작나무 위로
쪽빛 하늘이 바다처럼 깔려 있습니다.
이르크츠크에서 바이칼 호수까지 약 7시간 정도 걸리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자작나무와 전나무 숲, 목초지가
내가 시베리아에 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해 줍니다.
드넓은 목초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와 말, 양떼들...,
겨울 준비를 하는 농부들이 건초를 옮기는 모습이 그렇게 평화로울 수 없습니다.
겨울은 영하40도까지 수은주가 내려 간다니...,
그 때쯤이면 바이칼 호수는 꽁꽁 얼어
얼음 위로 차가 달린다고 합니다.
바이칼호수 촬영은 겨울이 백미라고 하는데...
(오우! 나는 겨울이 싫어!)
멀리서 자작나무 숲사이로 파란 열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보리스파스테르나크의 '닥터지바고'의 무대가 이 곳이였을 것이라고 상상해 봅니다.
격동기 시대 러시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애틋한 사랑을 그린 영화로 기억납니다.
라라( 쥴리크리스티)와
유리지바고( 오마샤리프)의 사랑은
지금도 눈앞에서 아른 거립니다.
아름다운 자작나무 숲사이로 '라라의 노래(테마)'가 흘러 나옵니다.
꿈처럼 아름다운 노래가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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