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요한 6,41-51)
연중 제9주일 박용태 루카 신부님 강론
저는 호주에서 사목활동을 하고 있는 박용태 루카 신부입니다.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서 잠시 귀국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하면 정말 자유롭습니다. 호주는 병원 말고는 거의 코로나로 인해 문을 닫았습니다. 한국에 오니까 맛있는 한국음식을 먹게 되어 정말 좋습니다. 여러분들은 먹는 것, 다 좋아하시죠! 여름에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세요? (냉면이요!) 아, 냉면이 시원하고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평양냉면을 좋아합니다. 여름이 되면 콩국수도 좋아하고요, 그리고 덥지만 이열치열이라고 하지요. 삼계탕도 좋아합니다. 거기에 시원한 맥주를 곁들이면 더욱 좋겠지요. 겨울에는 어떤 음식이 좋을까요. 뭐니 뭐니 해도 따뜻한 국물이 있는 찌개, 탕, 이런 것이 좋겠지요. 그리고 계절마다 즐기는 음식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나라마다 즐기는 음식이 있을 것입니다.
교황님이 계시는 이탈리아는 어떤 음식이 있을까요? (스파게티요!) 네, 스파게티도 있고요, 피자도 있고요. 이렇게 계절마다 나라마다 즐기는 음식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렇게 음식을 통해서 그 나라를 생각하게 되고, 고향 음식을 먹으며 고향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하늘나라, 하느님 나라에는 어떤 음식이 있을까요? 바로 성체입니다. 성경에 이렇게 나옵니다. ‘천사의 양식’, 천사들이 먹는 양식, 그 다음에 천국의 양식이라고 주님의 거룩한 몸이 성체를 이야기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하늘에서 내려 온 살아 있는 영원한 빵이다.” (요한 6,41-51)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하늘나라에는 먹고 마시는 일이 없다.’라고요. 왜나 하면 육체가 없으니까요. 그러면 성체는 어떤 것일까요? 성체는 입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주님의 거룩한 몸을 모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미사에 수 없이 참례했지만 미사 때 성체가, 그냥 밀가루 떡이 어떻게 성체로 변하는지를 기도문을 통해 한 번 상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제가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하소서’ 누구의 힘이요? 사제의 힘이 아니라 성령의 힘으로! 그래서 축복하는 기도문에 사제는 성령의 힘으로, 영적인 힘으로, 축복으로 성체가 변한다는 것입니다. 영적인 힘으로 주님의 거룩한 몸을 모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해서 모시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축복을 주시고 주님이 우리에게 스스로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이 지상에서 천국의 하느님을 모시는 엄청난 기적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오셨으니 우리는 자석처럼 하느님께 끌려 나가는 것입니다.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가시나요! 하느님의 몸을, 내가 부족하고 죄인이지만 하느님 나라로 끌려 가는 것입니다.
반면에, 세상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먹을까요? 영적으로 보자면 세상 사람들은 서로서로의 욕망과 욕심을 먹고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남보다 더 성공하고, 남보다 더 잘 나가야 되고, 남보다 돈을 더 벌려고 서로서로 욕망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욕망을 많이 먹으면 마음의 욕심이 더 커집니다. 그러면 자신의 선함과 거룩함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선함과 거룩함을 잃어버리면 자신을 싫어하게 됩니다. 나 자신이 싫어지면 주변 사람도 싫어지고, 짜증을 많이 내게 됩니다. 하지만, 주님의 거룩한 몸을 받아 모시면 우리의 선함과 거룩함이 회복됩니다.
그러면 거룩한 성체를 받아 모시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눈으로는 선하고 좋은 것을 보려고 노력하고, 입으로는 욕이나 비난보다 칭찬이나 좋을 말을 해야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손과 발로는 봉사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데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엘리야가 광야에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천사가 나타나서 물과 빵을 줘서 그 힘으로 계속 걸어가서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게 됩니다. (엘리 19,4-8) 우리도 이 세상이라는 광야에서 때로는 욕심과 죄에 넘어지고, 세상 사람들에게 상처 받으며 쓰러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생명의 양식으로 우리를 일으키십니다. 그 성체를 잘 받아 모시면 우리가 가야할 천국까지, 잃어버리지 않고 갈 수 있습니다.
오늘 미사를 봉헌하면서 우리는 여러 번 성체를 모셨지만 온 마음을 다 하고 온 정성을 다해서 성체를 영하고 내 안에 거룩하고 선한 변화의 은총이 같이 하기를 기도합시다.
아멘.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박용태 루카 신부님 강론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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