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언덕/정무용의 사진 이야기

천주교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루카 1,39-56)

정이시돌 2021. 8. 17. 17:42

성모 승천 대축일 교중미사 강론

 

 

 

+ 찬미 예수님!

 

   여러분들은 하느님께서 자비를 어떻게 베풀어 주신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하느님을 향한 작은 몸짓에도 너무나 큰 사랑을 주시는 참 자비로운 분이시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은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원죄에 물들지 않고 평생 동정이신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지상 생활을 마친 다음, 육신과 영혼이 함께 천상 영광에 들어 올림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특별히 성모님의 승천은 몽소승천( 蒙召昇天)입니다. 말 그대로 예수님으로부터 불림을 받아 하늘로 올라가신 승천입니다. 영광의 신비 4단에서 예수님께서 마리아를 하늘에 불려 올리신 그런 승천입니다. 그렇게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과는 다른 것입니다. 성모님이 직접 하늘로 올라가신 그런 승천이 아닌,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하늘로 불러 올리셔서 당신 부활의 영광에 영원한 생명에 함께 하신 승천인 것입니다.

 

    이러한 성모승천은 우리에게도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성모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하늘로 불림을 받으셨기에, 우리도 하느님께 하늘로 불러질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 희망을 더욱 크게 하고자 성모님의 삶을 본받고자 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서 성모님께서는 하느님 자비를 체험하는 삶을 사셨다는 것을 저는 깊게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성모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을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의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루카 1, 39-56)

 

     성모님께서는 당신 안에서 일어난 성령의 잉태를 통해, 하느님 말씀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계십니다. 이 신비로운 하느님의 자비는 부모님으로서, 예수님의 어머니로서, 함께한 삶으로 들어나십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몸에 성령으로 잉태 되었던 그 순간부터 예수님을 낳아 기르시고, 예수님께서 공생활 모습을 보시며, 수난 당하시고 죽임을 당하시는 때에도 함께 하신 어머니, 예수님을 가장 열렬히 사랑하시며, 가장 큰 믿음을 들어내신 어머니! 마침내 성모님께서는 그분의 부활을 체험하십니다. 그리고 지상 여정을 마치실 때, 하늘로 온전히 들어 올려 지신 성모 마리아이십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성모님께 자비를 베푸시어 성모님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셨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비를 성모님께 들어내시고, 깨닫게 하시어  하늘로 불러올리신 것처럼, 우리 각자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베푸시어 우리 또한 마지막에 하늘나라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의 삶 안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직접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이 자비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점점 크게 깨달아 가고 있으며 그렇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우리도 성모님처럼 하늘로 불림을 받을 것이라는 희망이 더욱 커지는 기쁜 날입니다.  하느님의 자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깊은 사랑 안에서, 그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성모님의 삶을 본받을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김준희 대건 안드레아 부제님 강론에서 발췌-

 

 

 

(강화 그리스도왕 성당, 2021.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