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 내일 새벽 울릉도로 떠나는 배를 타기 위해 밤 늦게 안목 바닷가에 도착했다. 파도는 허연 거품을 일으키며 여름내 소란스러웠던 모래사장의 추억들을 삼키고 있었다. 가로등은 어둠을 몰아 내려는듯 별빛처럼 퍼져 나간다. 비를 맞으며 해변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쓸쓸함이 묻어난.. 국내여행 2013.10.23
동백꽃 남해의 삭풍을 머금느라고, 이순신 장군의 고독을 머금느라고, 어지러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머금느라고 청해진의 동백은 그렇게 붉게 멍이 들었다 <완도 청해포구> 국내여행 2013.04.14
아끈다랑쉬오름 해발 198m의 아담하고 귀여운 오름입니다. 나지막하고 자그마한 오름이란 뜻에서 아끈다랑쉬(작은 다랑쉬)라고 부른답니다. 정상에 올라서면 분화구 모양이 마치원형 경기장을 연상케하는 오름입니다. 이렇게 작은 오름이라도 정상에 서면 시야가 확 트여 마음이 활짝 열리는 듯한 시원함.. 국내여행 2012.03.07
조랑말의 재롱 산방산을 지나 형제섬을 바라보며 해변 길을 걸으면 송악산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한가로이 풀을 뜯는 제주 조랑말들은 귀찮다는 듯 눈길조차 주지 않더니 갑자기 마른 잔디에 벌렁 드러누워 온몸을 비벼댑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미처 카메라를 들어댈 시간조차 없었지요. 느린셔.. 국내여행 2012.03.06
하늘과 땅 사이에 바람의 손이 구름의 장막을 헤치니 거기에 거기에 숨겨둔 별이 있고 시인의 칼이 허위의 장막을 헤치니 거기에 거기에 피 묻은 진실이 있고 없어라 하늘과 땅 사이에 별보다 진실보다 아름다운 것은. - '옛 마을을 지나며' 김남주 서정시집, 문학동네 - <2012, 1, 28 제주도 섭지코지> 국내여행 2012.03.04
바닷가에서 오늘은 밀물이 들어오며 하는 말 맨발로 감당 못 할 열정으로 바닷가를 거닐었습니다 삶을 끌어안아보십시오 썰물이 나가면서 하는 말 철석이는 파도소리가 놓아버릴 욕심들은 한 번은 하느님의 통곡으로 미루지 말고 버리십시오 한 번은 당신의 울음으로 들렸습니다 바다가 모래 위에 .. 국내여행 2012.03.03
첫눈 함박눈 내리는 오늘 눈길을 걸어 나의 첫사랑이신 당신께 첫 마음으로 가겠습니다 언 손 비비며 가끔은 미끄러지며 힘들어도 기쁘게 가겠습니다 하늘만 보아도 배고지프지 않은 당신의 눈사람으로 눈을 맞으며 가겠습니다 -'작은 기쁨', 이해인 시집 - <2012. 1. 27 제주도 어승생악.. 국내여행 2012.02.20
하루밖에 살 수 없다면 하루는 한 생애의 축소판 아무리 힘겨운 일이 있더라도 아침에 눈을 뜨면 불평하지 않을 거구요 하나의 생애가 시작되고 하루밖에 살 수 없다면 피로한 몸을 뉘여 잠자리에 들면 더 열심히 당신을 사랑할 겁니다 또 하나의 생애가 마감됩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우리가 단 하루밖에 살.. 국내여행 2012.02.16
파도 앞에서 바다에 나가 큰 소리로 빌었습니다 부디 출렁일 준비를 하십시오 겉으로 드러나는 고요함으로 평화를 측정하진 말라고 파도가 나에게 말해줍니다 멈추지 않아야 살 수 있다고 출렁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오늘도 파도 앞에서 큰 소리로 빌었습니다 - '작은 기쁨' , 이해인 시집 - &l.. 국내여행 2012.02.14
일출봉이 보이는 해변 바람과 구름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풍경이 하얗게 부숴지는 파도에 밀려오는듯한 일출봉! 사진가는 날씨탓을 하지말아야 된다는 지도고문님의 말씀이 생각나지만 그래도 쪽빛 하늘에 뭉게 구름이 있고, 흰 포말을 만들에 내는 거센 파도만 있다면... 국내여행 2012.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