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언덕/정무용의 사진 이야기

전체 글 2729

문수산의 추억

뒷동산 산악회는 불볕 더위로 8월 한 달은 산행을 멈췄었습니다. 9월 초엽에 문수산에 오르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가을 바람이 산들산들 불고, 멀리 보이는 강화대교가 포근함을 더해 줍니다. 이상 기후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으나 인내와 용기로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마음을 짓누르는 욕심과 미움을, 발걸음을 옮길 적마다 버리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오릅니다. 심신이 지친 우리를, 문수산은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게 우리를 감싸주는 것 같습니다.

강화도 이야기 2021.09.07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킨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킨다. (마르 7,1-8) 2021년 8월 29일 연중 제 22주일 강론 말씀 + 찬미 예수님! 오늘 복음을 보면 과거에 좀 찔리는, 좀 후회가 되는 일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간단히 말씀 드릴까 합니다. 저는 군대 있을 때 군종으로 근무를 했었습니다. 제가 있던 곳은 신부님이 없던 곳이기에 제가 모든 활동을 준비하고 공소를 이끌어 가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기도와 성경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됐을까요? 아무리 세례를 받은 군인이라 할지라도 신앙에 대한 관심이 없거나, 입대 후 급하게 세례를 받은 군인들에게는 이 기도회와 성경공부가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습니다. 그러자 좀 지치고 나니까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가뜩이나 힘들어하는 군인들에게 ..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요한 6, 60-69)        여러분들은 내 자신의 행복이 어디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생각에 보면 이렇습니다. 우리 마음 어디에 행복이 달려 있는지, 행복이 떨어지면 행복이 없어지는 것인지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돈이나 재물, 성공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 만큼 많다는 건 우리도 그만큼 귀가 얇기 때문에 그렇게 휩쓸려 간다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사랑과 우정, 명예도 행복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어느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과연 내가 생각하는,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강론에서 많이 다루었..

그리스도인들의 삶

그리스도인들의 삶 (요한 10, 1-6)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미사 +찬미 예수님!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착한 목자와 삯꾼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삯꾼은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을 말합니다. 요한복음 10장은 예수님이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을 비판하시기 위해 하신 말씀입니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는 율법의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데만 골똘한 나머지 그들이 이끌어 줘야 할 군중들로부터 멀어져 가게 되었고, 주님을 알리기보다는 율법을 모르는 그들을 이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관계로 예수님은 군중을 가르치시고 치유해 주십니다. 그리고 육적으로나 영적으로 굶주린 군중을 보고 ‘오병이어’ 기적을 일으켜 그들의 배를 채워 주시고, 주님이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알려 주십니다. ..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일

2021년 8월 21일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 날, 당진 솔뫼성지에서는 대전교구 교구장서리 김종수 주교님의 주례로,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님을 비롯하여 많은 신자분들이 모여 신부님이 걸으신 주님의 길을 추모하며 미사가 진행되었습니다. * 16살의 어린나이에 아무도 가지 않은 험난한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25살의 짧은 삶 속에서 조선의 신자들을 위해 온갖 어려움을 스스로 짊어지셨습니다. 학문에도 밝아, 라틴어, 중국어 , 프랑스어, 영어에 능통하셨고., 우리나라 전도를 그려, 조선에 들어오시는 주교님의 등대가 되셨습니다. 너무나 예수님을 닮으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주님 사랑을 우리도 마음속에 담아 신앙의 길을 걸어야 하겠습니다. * 강화 그리스도성당 신자분들은 성 김..

카테고리 없음 2021.08.22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루카 1,39-56)

성모 승천 대축일 교중미사 강론 + 찬미 예수님! 여러분들은 하느님께서 자비를 어떻게 베풀어 주신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하느님을 향한 작은 몸짓에도 너무나 큰 사랑을 주시는 참 자비로운 분이시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은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원죄에 물들지 않고 평생 동정이신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지상 생활을 마친 다음, 육신과 영혼이 함께 천상 영광에 들어 올림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특별히 성모님의 승천은 몽소승천( 蒙召昇天)입니다. 말 그대로 예수님으로부터 불림을 받아 하늘로 올라가신 승천입니다. 영광의 신비 4단에서 예수님께서 마리아를 하늘에 불려 올리신 그런 승천입니다. 그렇게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과는 다른 것입니다. 성모님이 직접 하늘로 올라가신 그런 승천이 아닌, 예수님께서 성모..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요한 6,41-51) 연중 제9주일 박용태 루카 신부님 강론 저는 호주에서 사목활동을 하고 있는 박용태 루카 신부입니다.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서 잠시 귀국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하면 정말 자유롭습니다. 호주는 병원 말고는 거의 코로나로 인해 문을 닫았습니다. 한국에 오니까 맛있는 한국음식을 먹게 되어 정말 좋습니다. 여러분들은 먹는 것, 다 좋아하시죠! 여름에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세요? (냉면이요!) 아, 냉면이 시원하고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평양냉면을 좋아합니다. 여름이 되면 콩국수도 좋아하고요, 그리고 덥지만 이열치열이라고 하지요. 삼계탕도 좋아합니다. 거기에 시원한 맥주를 곁들이면 더욱 좋겠지요. 겨울에는 어떤 음식이 좋을까요. 뭐니 뭐니 해..

원하는 대로 나누어 주셨다 (요한 6,1-15)

2021. 7. 25 연중 제17주일 주임 신부님 강론 *원하는 대로 나누어 주셨다 (요한 6,1-15) + 찬미 예수님! 여러분들의 인생에 추억이 있는 음식이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어떤 음식에 추억이 담겨 있을까요? 저는 한 가지를 뽑으라고 하면 떡볶이를 뽑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 문방구 앞에서 떡볶이를 팔잖아요. 비 오는 날 문방구 앞에서 먹던 떡볶이가 그렇게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 ‘내가 만약에 돈을 벌면 비 오는 날 아파트 옥상에서 아내와 같이 떡볶이를 먹어야지’ 하는 굳은 결심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말짱 도루묵이 되었지요.(웃음) 유다인 들에게 음식하면, 제일 의미가 있는 음식은 빵입니다. 왜 빵이냐 하면 유대인들은 이집트에서 해방된 후 40년 동안 광야를 헤맸던 유랑민..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

2021. 7. 18. 연중 제16주일 미사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 (마르 6,30-34) + 찬미 예수님! 오늘 독서와 복음을 보면 주님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를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우선 독서에서 주님은 못된 목자들을 당신의 양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아 흩어버리고 몰아냈기 때문에 너희의 악한 행실을 벌하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양들을 다시 모으시기 위해 착한 목자를 다시 보내주신다고 하십니다.(예레 23,1-6) 이렇게 착한 목자는 주님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주님의 마음으로 양들을 돌보게 됩니다. 그렇게 착한 목자는 양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양들은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우리에서 이탈한 양들은 종종 다치거나 벼랑에서 떨어져 죽는 ..

예수님께서 그들을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2021. 7. 11. 9시 미사 예수님께서 그들을 파견하기 시작하셨다.(마르코 6.7-13) 오늘 제1독서 아모스 예언서에 관하여 이스라엘 역사를 간단하게 살펴볼까 합니다. 가장 지혜로운 임금인 솔로몬이 죽고 나서 이스라엘 나라가 둘로 쪼개집니다. 남쪽 유다 왕국, 북쪽 이스라엘 왕국으로 나뉩니다. 남쪽 유다 왕국은 솔로몬의 아들인 르하보암이라는 사람이 임금이 돼서 나라를 다스리고, 북 이스라엘은 솔로몬의 부하였던 예로보암이라는 사람이 임금이 돼서 나라가 분리됩니다. 북 이스라엘 임금인 예로보암과 남 유다 임금인 르하보암 사이에는 늘 전쟁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이 갈라진 것도 마음 아픈데 둘로 갈라져 끊임없이 서로를 미워하는 전쟁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오늘 제1독서를 보면 아모스 예언자와 아마츠야 사제..

큰 믿음으로 나아가는 길 (마르코 6,1-6)

큰 믿음으로 나아가는 길 (마르코 6,1-6) + 찬미 예수님! 조선 태조 이성계와 무학 대사에 관한 일화입니다. 태조 이성계는 신하들과 함께하는 연회장에서 무학 대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보니 대사님의 모습이 꼭 돼지 같아 보입니다.” 이 말을 듣고 무학 대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웃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태조 이성계는 “대사는 내가 무엇처럼 보입니까?” 하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무학 대사는 “부처님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태조 이성계는 “나는 대사를 돼지처럼 보인다고 했는데 어찌하여 대사께서는 나를 부처처럼 보인다고 하십니까?‘ 하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때에 무학 대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돼지 눈에는 돼지처럼 보이고, 부처님 눈에는 부처가 보입니다.“ 이 이야기..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마르코 5,21-43)

김준희 대건 안드레아 부제님 강론 (2021. 6. 27 교중미사) 여러분들은 언제 두려움을 느끼시나요? 두려움이 굳건한 믿음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는 이야기가 오늘 복음에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복음에서 하혈하는 여인은 갖은 고생 끝에 예수님의 옷자락이라도 손에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을 수 있겠다는 믿음을 드러냅니다. 아주 간절하게 예수님 옷자락에 손을 댑니다. 그러자 출혈이 멈추고 병이 치유가 되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예수님을 믿음으로 얻은 치유이지만, 이 여인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 두려움은 경외심입니다. 사람의 힘으로 모든 것을 쏟아 부어도 고칠 수 없었던 것이 하느님의 능력으로 치유되었음을 보고 하느님이 얼마나 크신 분이신지 감히 상상 조차도 할 수 없는 경외심입니다. 몸으로도 느끼고도 알..